지나온 여성의 역사를 읽고 미래를 연다
지나온 여성의 역사를 읽고 미래를 연다
8·15 광복절기념 특별전 「역사가 된 여자들」 을 열면서
8.15 광복절!
해마다 돌아오는 국가적 기념일이지만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이 다소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린 윤석남 선생님의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전시를 보았을 때, 감동을 넘어 한 대 얻어맞은 듯 충격을 받았습니다. 100여 년 전 여성들의 이야기가 새삼 제 삶을 돌아보게 하고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윤석남 작가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윤석남 작가의 말을 옮기자면 이렇습니다. “나는 이들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아요. 내가 그 시절에 살았다면 친일까지는 아니라도 나라의 상황을 외면하고 살았을 것 같거든. 이 여자들은 정말 대단하잖아. 정말 대단해! 그래서 더욱 이 그림을 끝내야 해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알게 될 때마다 선생님 역시 매번 새롭게 감탄하고 감격하고 부끄러워하셨다 합니다.
독립운동 이후 100년이 넘도록 여성독립 운동가는 기록되지도 기억되지도 않았습니다. 3.1운동 100주년이 되어서야 여성독립운동가의 존재가 비로소 언급되기 시작하고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억되기는커녕 자취도 없이 잊혀진 여성들! 이제야 비로소 역사가 되었습니다. 우리 삶에 살아 숨 쉬고 우리들을 일깨워주는 언니들, 할머니들! 우리가 그 의미를 내면화할 때 여성의 삶의 이야기는 역사가 되어 끈끈이 이어집니다. 그것은 자각이자, 성찰이며 연대가 될 것입니다. ‘여성 독립 운동가’ 언니들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 안에 살아 숨쉬길 바라며 윤석남 작가의 ‘역사가 된 여자들’ 전시를 개최합니다.
여성역사공유공간 서울여담재 관장 이혜경